"AI는 틀리지 않잖아요."
많은 사람들이 인공지능에 대해 이렇게 생각한다.
정보를 빠르게 찾고, 정리도 잘하고, 사람보다 더 정확할 거라는 기대.
나도 처음엔 그랬다.
하지만 직접 써보면서 느꼈다.
AI는 천재처럼 보이지만, 때로는 바보처럼 말한다.
🏆 챔스 결승? 재작년 이야기네
며칠 전,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팀이 궁금해서 챗GPT에게 물었다.
"올해 챔스 결승 누가 붙어요?"
AI는 아주 당당하게 말했다.
“맨체스터 시티와 인터 밀란입니다.”
이 조합, 낯설지 않다 싶었더니…
그건 2022-23 시즌, 그러니까 재작년 결승이었다.
작년인 2023-24 시즌은 레알 마드리드가 우승했는데도
그 얘기는 전혀 하지 않더라.
가장 최근이라고 꺼낸 정보가 알고 보니 2년 전 이야기였다.
"이건 과거 정보입니다"라는 말이라도 해줬으면 이해했을 텐데,
마치 당연히 최신인 것처럼 말하니까 더 당황스럽다.
AI는 ‘지금’이라는 개념이 없다.
현재진행형 말투로 과거를 말한다.
우리는 지금을 묻고 있는데, AI는 자꾸 옛날 얘기만 꺼낸다.
🎤 인순이는 나오는데… 작사·작곡은 모른다?
얼마 전, TV를 켰다가 인기가요에서 인순이가 나온 걸 봤다.
노래 제목은 “바보, 멍청이, 똥개”.
가사도 강렬하고 제목도 독특해서 기억에 딱 남았다.
그래서 챗GPT에게 물었다.
"이 노래 작사·작곡한 사람 누구야?"
그런데 AI는 이렇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해당 정보를 찾을 수 없습니다.”
그럴 리가 있나?
네이버에 검색하니 바로 ‘애쉬번’ 작사·작곡으로 나온다.
결국 나는 AI를 쓰다가 다시 네이버를 쓰게 됐다.
그때 느꼈다.
AI는 네이버보다 못할 수도 있다.
🌌 시즌2를 보고 있는데, 시즌1 얘기만 한다
요즘은 디즈니+로 스타워즈 드라마 **‘안도르 시즌2’**를 보고 있다.
스토리도 복잡하고 인물도 많아서, 중간중간 AI에게 질문해봤다.
"이 장면 누구야?" "이 대사 왜 나왔지?"
그러자 돌아오는 대답은 전부 시즌1 이야기였다.
심지어 이렇게도 말한다.
“안도르 시즌2는 아직 제작 중입니다.”
...?
나는 지금 시즌2를 보고 있다.
내 눈앞에서 방영 중인 장면을 묻고 있는데,
AI는 방송 자체가 안 됐다고 말하는 수준이다.
순간 내가 뭘 보고 있는 건지도 헷갈릴 뻔했다.
🇺🇸 트럼프? 전 대통령 아니고, 현 대통령인데?
정치 이야기를 하다 보면 꼭 등장하는 이름, 트럼프.
나는 트럼프를 ‘현 대통령’이라 말한다.
그런데 챗GPT는 늘 이렇게 정정한다.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의 전(前) 대통령입니다.”
그래서 내가 다시 물었다.
"왜 자꾸 전 대통령이라고 해?"
그러자 돌아온 AI의 답변:
“사장님이 ‘검색해서 알려달라’고 명령하지 않으셨기 때문입니다.”
...?
그러니까 결국, 검색을 안 시켜서 그렇다는 얘기다.
나는 그냥 자연스럽게 질문했을 뿐인데
AI는 검색을 하지 않아서 최신 정보를 반영 못 했다는 거다.
그럼 내가 물을 때마다
“검색해서 대답해줘”라고 일일이 명령해야 하나?
그럴 거면 차라리 네이버나 구글에 내가 직접 검색하는 게 더 빠르고 낫다.
🔍 대화형 AI라고 했지, 최신형 AI는 아니었네
챗GPT는 확실히 말을 잘한다.
문장은 유려하고, 요약도 잘하고, 글도 그럴듯하게 써준다.
그런데 문제는, 현실에서 자꾸 어긋난다는 점이다.
질문자는 ‘지금’과 ‘오늘’의 정보를 원하는데,
AI는 1년 전, 2년 전 이야기를 마치 오늘 아침 뉴스처럼 들려준다.
그게 가장 큰 괴리다.
AI는 실시간 검색이 기본이 아니라 옵션이다.
그리고 그 옵션은,
내가 “검색해서 말해줘”라고 정확히 말했을 때만 작동한다.
🧠 결론 – 말은 잘하지만, 지금을 모르는 AI
AI는 분명히 유용하다.
자료 정리, 문장 구성, 요약, 정보 요약 등 많은 것을 도와준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에 대한 감각은 없다.
그러니까 AI는 '과거에 훈련된 천재'일 뿐,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은 여전히 나 자신이다.
🖋️ 마무리 한 줄
“AI는 잘 말하지만, 지금의 말은 아니다.
결국 ‘지금’을 알려면, 내가 직접 검색해야 한다.”
'IT와 AI 시대 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타워즈의 하이퍼스페이스, 정말 가능할까?— SF 명작들의 워프 기술 비교 분석 (1) | 2025.05.27 |
---|---|
📌 스타워즈는 예언서였다 – 현실이 된 미래 기술들 (3) | 2025.05.27 |
기억하지 못하는 인간, 기억만 하는 AI– 잊고 싶어도 남는 것, 기억하고 싶어도 사라지는 것들 (0) | 2025.05.26 |
“구글 Veo vs 오픈AI Sora, AI 영상의 왕좌는 누구에게? – 기술과 감성, 그 경계에서” (5) | 2025.05.25 |
“아이언맨의 프라이데이, 진짜 현실에 나올까? – AI 비서 시대, 어디까지 왔나” (9) | 2025.05.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