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2 시절부터 축구 게임을 즐겨왔다.
그 시절 가장 인기 있었던 축구 게임은 단연 **‘위닝일레븐’**이었다.
방과 후 친구들과 함께 플스방에 모여 팀을 짜고,
자리마다 소리치며 위닝을 즐기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플스방의 90%가 위닝일레븐을 플레이하던 시절.
서로에게 "패스!"라고 외치고,
찬스 놓치면 “그걸 못 넣냐”며 구박하고,
한 골만 넣으면 플스방 전체를 뛰어다니며 세레머니를 하던 시절이었다.
그렇게 위닝일레븐은 **PES(Pro Evolution Soccer)**라는 이름을 거쳐,
지금은 **이풋볼(eFootball)**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이풋볼을 하다 보면,
확실히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 패스를 줬는데 공격수가 타이밍을 못 맞추고 멈춰버릴 때
- 내가 조작하지도 않았는데 수비수가 멋대로 튀어나와서 공간을 내줄 때
분명 조작한 건 내가 컨트롤한 한 명뿐인데,
나머지 10명의 움직임이 그 한 명의 플레이를 망칠 수도, 살릴 수도 있다.
실제로 이풋볼에서는 유저가 직접 조작하는 선수는 항상 1명이다.
조작 선수를 수시로 바꿀 수는 있지만,
경기 내내 나머지 10명의 선수들은 AI가 알아서 판단하고 움직인다.
그렇기 때문에 이 게임은 단순한 손 컨트롤 게임이 아니다.
‘AI를 어떻게 다루고 설계하느냐’가 중요한 전술 게임이기도 하다.
🤖 AI가 움직이는 10명, 그 움직임을 결정짓는 건 '선수 스타일'
이풋볼에서는 모든 선수에게 '스타일'이 존재한다.
이 스타일은 단순한 태그가 아니라,
AI가 그 선수를 어떻게 움직이게 할지에 대한 설계도다.
📌 공격수 예시
- 라인 브레이커: 수비 뒷공간을 깨고 들어가는 스타일
- 타깃맨: 공중볼 싸움에 강하고, 등을 지고 버티기 좋음
- 찬스메이커: 사이드로 빠져서 공간을 만들고, 패스를 연결
- 플레이메이킹 포워드: 공격을 전개하며 템포 조절
📌 미드필더 예시
- 2선 침투: 타이밍 맞춰 과감히 올라감
- 플레이메이커: 공의 흐름을 주도
- 산소탱크: 경기 내내 전방위로 움직이며 커버
- 앵커맨: 수비라인 앞에서 위치 고정하며 컷팅
📌 수비수/골키퍼 예시
- 강한 압박: 거칠게 전진하며 압박
- 빌드업 수비수: 공을 전개하는 데 적극적
- 공격형 사이드백: 오버래핑 자주 감
- 수비형 사이드백: 위치를 고정해 수비 안정화
- 공격형 골키퍼: 스위퍼처럼 박스 밖 커버
- 수비형 골키퍼: 라인 안에서 안정적 방어
⚠️ 그런데… 같은 스타일인데 움직임이 다르다?
라인 브레이커가 두 명 있다고 해도,
음바페와 루메니게는 전혀 다른 움직임을 보인다.
이게 바로 이풋볼의 숨겨진 핵심 요소다.
같은 스타일이라도 '선수 자체의 고유 능력치와 인공지능 반응도'에 따라 체감이 완전히 달라진다.
🧠 에픽/쇼타임 선수는 다르다
코나미는 '에픽'과 '쇼타임'이라는 이름으로
과거의 전설 선수들과 현재의 유명 선수들을 AI 알고리즘이 최적화된 형태로 구현했다.
이 선수들은 단순히 능력치가 높을 뿐만 아니라,
AI가 그들을 다르게 인식하고, 더 빠르게, 더 똑똑하게 움직인다.
예시를 들어보면 이렇다:
- 루트 굴리트: 2선 침투 + 플레이메이커 기능이 동시에 작동
- 레이카르트: 수비+전개 능력, 공간 커버가 기가 막힘
- 루메니게: 라인 브레이커지만 침투 타이밍이 인간급
- 리오넬 메시 (쇼타임): 찬스메이커임에도 불구하고 드리블 코스가 예측불가
- 슈마이켈: AI 세이브 범위가 확연히 다름
- 말디니: 위치 유지 + 공중볼 커트 + AI 태클 타이밍 최적화
👥 그래서 유저들은 "에픽 중에서도 특정 선수"만 찾는다
모든 레전드가 다 좋은 건 아니다.
실제로 AI가 ‘잘 반응해주는 선수’가 따로 있고,
유저들은 체감으로 그걸 구별해낸다.
그래서 유저들은 자연스럽게 말한다:
"굴리트는 넘사다."
"루메니게는 AI가 침투 타이밍 진짜 미쳤다."
"슈마이켈 없으면 상대 침투 못 막는다."
"같은 라인 브레이커인데 얘는 왜 저렇게 늦게 뛰냐?"
이건 단순한 팬심이 아니라,
AI 움직임 체감의 결과다.
📈 이풋볼, 지금은 'AI 팀 구성의 시대'
이제 이풋볼은 단순히 조작 실력만으로 승패가 갈리는 게임이 아니다.
선수를 어떤 스타일로 구성하고,
AI가 잘 반응하는 '핵심 선수'를 어디에 배치하느냐에 따라
경기 흐름은 아예 달라진다.
그리고 이 흐름은 수비 커버링, 압박 타이밍, 침투 타이밍, 볼 간수력 등
모든 국면에서 영향을 준다.
📌 결론
이풋볼은 내가 컨트롤하는 단 한 명보다,
내가 믿고 맡긴 10명의 AI가 얼마나 똑똑하게 움직이느냐가 핵심이다.
그리고 그 움직임은
선수 스타일 + 고유 성능 + AI 반응 설계라는
세 가지 퍼즐이 맞춰질 때 비로소 완성된다.
축구는 11명이 함께하는 경기다.
하지만 이풋볼은
1명의 유저와, 10명의 AI 선수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전략의 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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